「근대 한국어 사전 원고」, 「내방가사」...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

2025-11-24     박미애 기자

한국 기록문화의 두 축이 세계무대 앞에 섰다. 한글 사전 편찬의 뿌리를 담은 「근대 한국어 사전 원고」와 여성들이 스스로 기록하고 이어온 생활문학 「내방가사」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목록 등재를 공식 신청하며, 2027년 전 세계의 평가를 기다리게 됐다.

국가유산청은 11월 21일 두 기록유산의 세계기록유산 국제목록 등재신청서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사무국에 제출했다. 지난 9월 19일 세계기록유산 한국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한 두 기록물은 앞으로 국제자문위원회(IAC) 검토를 거쳐, 2027년 상반기 프랑스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서 최종 결정이 내려진다.

두 기록물은 한국의 언어문화와 여성문학사를 대표하는 핵심 유산이라는 점에서 국제 기록문화계의 주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근대 한국어 사전 원고」는 『말모이(1911~1914)』 1책과 『조선말 큰사전』 원고(1929~1957) 18책으로 구성된 대규모 기록물이다. 일제강점기라는 억압된 환경 속에서도 한글을 지키고 언어 주권을 되찾기 위해 참여한 수많은 민간 연구자들의 노력이 집약된 결과물이다. 한자 중심의 언어생활을 한글 중심으로 전환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고, 문맹 퇴치와 국민 교육 확대에도 중요한 기초를 제공했다.

 

「근대 한국어 사전 원고」 (말모이 원고)
「근대 한국어 사전 원고」(조선말 큰사전 원고)

 

여성들이 스스로의 언어로 기록한 문학 「내방가사」도 세계적 가치가 인정되는 기록이다. ‘여성의 공간에서 부르는 노래’라는 뜻의 내방가사는 1794년부터 1960년대 후반까지 이어진 여성 고유의 한글 문학으로, 이번 등재 신청에는 567점이 포함됐다. 양반 여성부터 평민 여성까지 다양한 계층의 여성들이 공동체를 이루며 창작하고 필사해 전승해온 드문 사례로, 한국 여성 문학사의 독자성과 주체성을 입증하는 기록이다.

 

「내방가사」

 

국가유산청은 앞으로도 한국 기록유산을 적극 발굴하고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해 한국 기록문화의 저력을 세계에 지속적으로 알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