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 요인 환국 재현 행사 23일 김포공항서 열린다
광복 80년, 잊힌 환국의 순간이 2025년 김포공항에서 되살아난다.
1945년 11월 23일. 조국의 흙을 다시 밟았지만 ‘임시정부 요인’이 아닌 ‘일개 시민’의 자격으로 들어와야 했던 독립운동가들. 그 부당했던 역사적 장면이 80년 만에 국가의 이름으로 바로잡힌다. 임시정부 요인들의 후손들이 김포공항 입국장을 걸어 나오는 순간, 뒤늦게나마 국가가 바치는 최고 예우가 펼쳐진다.
국가보훈부는 광복 80년을 맞아 23일 오후 김포공항 국제선청사 입국장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 요인 환국 재현 행사’를 개최한다. 이번 재현에는 임시정부 요인 유족을 비롯해 정부 주요 인사, 광복회원, 학생 등 200여 명이 참석해 독립운동가들의 귀환을 공식적으로 맞이한다.
행사의 주제는 ‘기어이 보시려던 어른님 벗님’. 정인보가 광복절 노래에 담은 구절처럼, 조국의 땅을 다시 밟던 그날의 숨결과 기쁨을 되살린다. 1945년 충칭을 떠나 상하이를 거쳐 미국과 협의 끝에 귀국한 김구, 김규식 등 1진 15명이 도착했던 바로 그 장소에서 진행되는 만큼 역사적 상징성이 크다.
환국 재현은 입국 사열로 시작된다. 김구, 신익희, 노백린, 조소앙 등 임정 요인 17명의 후손들이 입국장을 나서면 꽃목걸이가 걸어지고, 국방부 전통의장대와 육·해·공군, 해병대 의장대가 최고의 예우로 사열한다. 당시 해외에서 조국으로 돌아왔지만 정식 환대를 받지 못했던 현실을 오늘의 대한민국이 거꾸로 바로 세우는 순간이다.
이어 군악대 성악병이 ‘Going Home’을 부르며 임시정부 요인들의 사진이 영상으로 재생된다. 국민의례와 환영사 뒤에는 국악인 이윤아가 ‘아름다운 나라’를 노래하며 선열들의 헌신으로 이루어진 대한민국의 의미를 되새긴다.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은 “임정 요인들의 귀환은 민주공화국의 정통성을 증명한 역사적 장면이자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의 출발점”이라며 “국내외에서 조국을 위해 헌신한 애국선열들의 정신을 계승해 미래 대한민국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80년 만에 다시 열리는 환국의 길. 그들의 귀환은 단순 재현이 아니라, 뒤늦게나마 건네는 국가의 사과이자 감사의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