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가뭄 뚫은 한국 기술… ‘가뭄에 강한 콩’ 현지서 성공
남미의 가뭄 문제를 한국 기술이 뚫기 시작했다. 2018년 극심한 가뭄으로 GDP의 3%가 사라진 우루과이가 한국의 생명공학 기술을 선택했고, 그 협력의 첫 결과물이 현장에서 확인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우루과이 3개 지역에서 평가한 ‘가뭄에 강한 콩’이 현지 기후와 토양에서도 안정적 생육을 보이며 조기 수확까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두 나라의 협력은 2022년 우루과이 정부가 한국에 농업생명과학기술 지원을 공식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이듬해 양국은 농업기술 협력 MOU를 체결했고, 2024년에는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이 현지 연구실을 설치하며 공동 연구 체계를 구축했다. 여기에 국내 생명공학기업 ㈜라세미아가 참여해 한국에서 개발된 생명공학 기반 가뭄 저항성 콩을 우루과이 실제 재배 환경에서 검증했다.
평가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현지에서 자란 콩은 모(母)품종과 같은 농업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조생종으로 확인돼 가뭄이 잦고 재배 기간 변동성이 큰 우루과이에 특히 유리한 장점을 보여줬다. 농촌진흥청은 확인된 성과를 바탕으로 2026년 우루과이 정부에 생명공학 작물 심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이번 협력의 의미는 단순 품종 시험에 그치지 않는다. 농촌진흥청은 국제 공동연구 확대, 생명공학 기술 고도화, 현지 맞춤형 품종 개발, 시장 공급망 구축까지 남미 전역을 아우르는 단계적 진출 전략을 수립해 실행 중이다. 농촌진흥청이 기술 이전과 국제 프로젝트 총괄을, 국립농업과학원이 민관과 함께 품종 개발을, 민간기업이 생산·유통망을 구축하는 삼각 협력 구조도 마련됐다.
한국의 가뭄 저항성 콩이 남미에서 실용화되면 가뭄으로 인한 작황 불안과 세계 식량 불안정 완화에 기여할 뿐 아니라, 한국 생명공학 산업의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는 수출 모델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농촌진흥청은 향후 브라질 등 주요 콩 생산국과의 협력 확대도 추진하고 있으며, 이번 성과가 ‘기술 기반 지속 가능한 농업 모형 수출’의 대표 사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