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 타켓 클럽·파티 마약, 5년 만에 7배↑…파티문화 틈타 급속 확산
클럽에서 소비되는 마약이 더 은밀하고 더 무겁게 한국으로 들어오고 있다.
젊은 층을 노린 ‘파티용 마약’의 수요가 커지면서 밀수 규모는 눈에 띄게 대형화됐고, 5년 새 적발량이 7배 이상 치솟았다. 클럽마약이 더 이상 일부 유흥가의 문제가 아니라 청년 안전을 직접 위협하는 수준으로 번지고 있다는 경고가 관세청 분석에서 다시 확인됐다.
관세청은 2025년 9월까지 최근 5년간의 클럽마약 밀반입 적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1년 15.8kg이던 적발량이 올해 115.9kg으로 약 7.3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체 적발건수는 줄었지만 들어오는 양 자체가 폭증한 것이 특징이다. 올해 1~9월 적발량만으로도 이미 지난해 전체량을 훌쩍 넘어섰다. 투약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232만 명이 동시에 복용할 수 있는 규모다.
특히 케타민 급증은 더욱 심각하다. 2021년 5.9kg이던 케타민 적발량은 올해 무려 101.9kg으로 17배 이상 증가했다. 1kg 이상 대형 밀수 적발도 1건에서 15건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클럽에서 많이 쓰인다”는 이유로 젊은 층 사이에서 찾는 이들이 늘자 조직범죄 세력도 한국을 ‘새로운 시장’으로 보고 고강도 밀반입을 시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반입경로는 특송화물과 여행자 수하물이 압도적이다. 두 경로를 합치면 전체 반입량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발송국은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유럽 국가가 대부분이며, 이는 유럽 기반 국제마약조직이 아시아 시장을 공격적으로 공략 중이라는 의미다. 국제기구(UNODC, INCB) 보고서도 동아시아 클럽·파티 문화 확산을 배경으로 케타민이 청년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관세청은 클럽마약 증가가 청년층의 소비 확산 조짐과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고 보고 있다. 공급망을 강하게 차단하지 않는 이상 수요 증가 속도를 따라잡기 어렵고, 성범죄 악용 위험까지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관세청은 AI 기반 위험 분석 시스템을 고도화해 우범 여행자·특송화물·국제우편에 대한 선별 검사를 강화할 계획이다. 밀리미터파 검색기, 라만분광기, 이온스캐너 등 첨단 탐지장비도 확대 도입한다. 또한 유럽·동남아 주요 발송국과의 공조를 강화하고, 청소년 대상 마약 오남용 예방 교육과 온라인 캠페인도 지속 추진한다.
관세청은 이번 수치를 “청년층을 정조준하는 심각한 범죄의 신호”로 규정했다. 관세청 이명구 청장은 “통관 단계에서의 철저한 차단 없이는 피해자가 급증할 수 있다”며 “해외 관세당국과 협력해 국경에서 원천적으로 막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