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시티·초광역 협력·AI 산업전환, 울산에서 2025 지방시대 엑스포’ 개막

2025-11-18     박미애 기자

대한민국 균형성장의 미래가 울산에서 열린다.
지역이 수도권의 그늘에서 벗어나 스스로 성장하고, 도시와 농촌이 함께 살아가는 새로운 국가 모델의 전환점이 ‘2025 대한민국 지방시대 엑스포’에서 본격적으로 드러난다. 단순한 박람회가 아니라 앞으로 10년 대한민국의 권력축·경제축·생활축을 다시 그리는 ‘국가 항로 변경 선언’에 가깝다.

올해 엑스포는 11월 19일부터 21일까지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대통령직속 지방시대위원회가 행정안전부, 산업통상부, 울산시와 함께 준비한 이번 행사는 “K-BALANCE 2025”를 슬로건으로 잡았다. 균형성장의 실질적 모델인 ‘5극 3특 국가전략’이 현장에서 어떻게 현실화되는지, 대한민국의 공간 지도를 어떻게 다시 그릴지 총체적으로 공개하는 자리다.

 

 

올해 행사에는 17개 시·도, 14개 교육청, 중앙부처와 공공기관 등 47개 기관이 참여한다. 2022년 부산, 2023년 대전, 2024년 춘천에 이어 네 번째로 열리는 국내 최대 지역정책 박람회지만, 규모와 내용, 구성 방식 모두 과거와는 차원이 다르다.

특히 개막을 겸한 ‘제3회 지방자치 및 균형발전의 날 기념식’은 기존 형식에서 벗어나 시민·현장이 중심이 되는 무대로 구성된다. 원형 무대에서 모든 참석자가 서로 마주보는 구조로, 30년 지방자치의 의미와 새 비전을 공유하는 상징성을 극대화한다. 행사의 사회를 어린이가 맡는 것도 “다음 세대가 주인공인 지방시대”라는 메시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현장감 있는 ‘밸런스 스테이지’는 올해 가장 주목할 프로그램이다. 울산 현대차, 포스텍, 신안군청, 임실치즈마을 등 지역 성장을 직접 이끈 4명의 연사가 무대에 올라 자신들의 성공 경험을 풀어낸다. 기업·지자체·지역주민이 각각 어떻게 지역과 상생하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만들었는지, 지역이 가진 자원이 어떻게 새로운 산업·관광·인구회복으로 이어지는지 생생한 사례가 소개된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방자치 30년 성과와 향후 국가균형성장 전략을 직접 설명할 예정이다.

이번 엑스포의 핵심은 ‘전시회’다. 총 366개 부스 규모로 꾸려진 전시관은 각 지역이 추진 중인 대표 정책과 실질 사례를 체험형 콘텐츠로 재구성했다. 신안군의 햇빛연금, 지방자치 30년의 역사를 정리한 기념관, 시·도 및 국립중앙박물관의 굿즈 전시관 등 새롭게 구성된 테마관은 볼거리 자체가 지역발전의 스토리텔링이다.

또한 17개 시·도는 ‘5극 3특’ 권역 체계에 맞춰 공동 전시관을 마련했다. 국가 공간전략이 단순한 행정용어가 아니라 시민의 일상에서 어떤 변화를 만들지 보여주는 구성이다. 서남권은 광역철도 모형으로 ‘연결이 성장’이라는 메시지를 시각화했고, 대경권은 지역 경계를 지우는 공동관을 만들어 도시권 통합 비전을 드러냈다. 동남권은 1시간 생활권이 가져올 이동혁신을 실감형 전시로 풀어냈다.

정책 콘퍼런스는 올해 26개 세션으로 구성돼 가장 폭넓은 논의가 열린다. 지방자치 30주년 국제정책 세미나, 지방의회·주민자치 우수사례, 산업부 지역산업 정책 세션 등이 이어지며 기존 지역정책 흐름을 넘어 새로운 지역 거버넌스를 제시한다. AI 전환, RE100, 초광역권 산업정책 등 최신 아젠다도 집중 논의된다. 울산시는 에너지 전환과 초광역 성장전략을 중심으로 시의 미래 비전을 제시한다.

엑스포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시민 참여형 행사도 대폭 확장된다. 올해 처음 열리는 ‘5극 3특 미식회’에서는 전국 식재료를 활용한 유명 셰프의 한정 메뉴를 만날 수 있다. 오픈 스테이지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연사가 매일 특강을 진행하며, 국립중앙박물관과의 협약을 통해 지역문화 활성화 전시도 동시에 운영된다.

울산의 관광·문화·산업현장을 둘러보는 투어 프로그램, 고향사랑기부 박람회, 지역 청년예술 공연, 먹거리 푸드트럭 등도 마련돼 지역정책 엑스포의 개념을 ‘생활형·축제형’ 행사로 확장시켰다.

김경수 위원장은 이번 엑스포가 “권역별 메가시티 추진과 5극 3특 국가균형성장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많은 국민이 지역의 변화를 직접 체감하길 당부했다.

대한민국의 지역은 과거 ‘지방’의 이름으로 불렸지만, 앞으로는 국가성장 엔진으로 다시 정의된다. 울산에서 열리는 이번 엑스포는 그 변화의 출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