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과 여의도공원을 잇는 문화 랜드마크, 제2세종문화회관 설계안 선정
서울의 문화 지형도가 바뀐다. 한강과 여의도공원을 잇는 복합문화시설, ‘제2세종문화회관’의 설계안이 마침내 확정됐다. 서울시는 ‘그레이트한강 프로젝트’의 핵심 사업으로 추진 중인 제2세종문화회관 국제설계공모에서 ‘디자인캠프문박디엠피’의 작품을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했다고 4일 밝혔다.
제2세종문화회관은 여의도공원 북측, 여의대로변에 들어서는 연면적 6만6천㎡ 규모의 대형 문화 복합공간으로 계획됐다. 대공연장(1,800석), 중공연장(800석), 전시장(5,670㎡)과 더불어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공공전망대까지 포함된다. 서울시는 연내 설계 계약을 마치고 14개월간의 기본·실시설계를 거쳐 2026년 말 착공, 2029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한다.
이곳은 단순한 공연장이 아니라, 공연표 없이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열린 문화공간을 지향한다. 설계안은 여의대로변 지상부를 시민 광장으로 조성해 여의도공원과 한강을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야외무대와 대형 스크린을 통해 실내 공연을 실시간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시민 누구나 거닐며 예술을 체험할 수 있는 ‘열린 무대’가 핵심 콘셉트다.
설계의 가장 인상적인 점은 두 개의 공연장이 각각 한강과 여의도공원을 향하도록 수직으로 배치된 구조다. 개방형 로비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열려 있어, 관객은 어느 쪽에서도 다른 풍경의 도시를 바라볼 수 있다. 낮에는 시민 광장, 밤에는 야외극장으로 변신하는 공간은 문화와 일상을 자연스럽게 이어준다.
심사위원단은 “도시적 맥락을 세심하게 해석한 작품”이라 평가했다. 한강과 여의도공원, 여의대로로 열린 공간 구성을 통해 ‘도시 속 열린 무대’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여의도의 새로운 문화적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심사는 건축가 최문규(연세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구자훈(한양대 교수), 심희준(건축공방 대표), 전숙희(와이즈건축사사무소 소장), 전유창(아주대 교수), 최종희(배재대 교수), 안호상(세종문화회관 사장) 등이 참여했다. 총 5개 작품이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이 중 디자인캠프문박디엠피가 최종 낙점을 받았다.
서울시는 오는 10일 세종문화회관 1층 세종라운지에서 시상식을 열어 제2세종문화회관의 탄생을 공식 발표한다. 같은 날부터 16일까지는 당선작을 포함한 5개 작품이 전시된다.
이번 사업은 ‘그레이트한강 프로젝트’의 핵심으로, 서울의 수변을 단순한 여가공간이 아닌 문화의 중심축으로 탈바꿈시키는 상징적 시도다. 한강을 향해 열린 공연장, 공공전망대, 시민광장은 도시와 자연을 잇는 새로운 경계이자, 문화의 일상화를 실현하는 무대가 된다.
서울시 도시공간본부 조남준 본부장은 “제2세종문화회관은 시민 누구나 일상에서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자 서울의 새로운 문화 아이콘이 될 것”이라며 “설계에서 완공까지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민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세종문화회관이 지난 반세기 동안 서울의 중심에서 예술의 상징이었다면, 제2세종문화회관은 한강변의 새로운 문화 심장으로 자리할 전망이다. 여의도공원과 한강을 잇는 그 경계에서, 서울의 예술은 다시 한 번 도시를 무대로 확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