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항아리, 존재(空)의 시학

존재의 본질 속에 담겨진 삶의 본질이라는 현상

2025-11-03     김월수
                                                그리움 162cm×129cm Mixed Media 2020

조선의 달항아리는 한국적 미의 정수이다. 달을 닮았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며,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통해 완성되는 도()의 예술을 상징한다. <그리움 2020>, <kenosis-포월자 2025> <그리움-층이 빛으로 2020> 작품에서 보면 박성남 작가의 달항아리는 대칭적인 완벽한 형태가 아닌, 찌그러지고 비대칭적인 형태(자연스러운 불균형 곡선)에서 오는 인간적 온기(삶의 시학적 언어)와 존재의 본질(흐름과 울림)을 표현한 작품은 삶의 상처와 회복, 소멸과 생성을 모두 내포한다. 존재의 본질은 모든 것의 근본적인 바탕이고 삶의 본질은 존재의 바탕 위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 둘은 하나의 온전한 전체를 이룬다. 우리는 유기적인 선(곡선)과 형태에서 형식적이지 않은 진정한 아름다움을 느껴진다. “자연은 결코 직선을 만들지 않는다.” 스페인 건축가 가우디의 말처럼 동서양의 미술사에서 보면 명화(名畫)란 각 민족이 지닌 고유한 특성과 정체성이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인 가치와 함께 할 때,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가장 민족적인 것이 세계적이다.’라는 독일의 철학자 괴테의 말처럼 

박수근 * 박성남의 부자 전

2025.10.14 TUE-11.7 FRI 아트부스갤러리 서울(서울 강남구 삼성로100길 21)

                                             Kenosis- 포월자 48cm×60cm Mixed Media 2025

박성남 작가는 달항아리를 닮은 화가이다. 달과 달항아리 그리고 현대인의 생활상을 소재로 천지인(天地人)처럼 자연과 인간의 조화롭게 공존하는 철학을 주제로 하여 삶의 가치와 의미를 부여한다. 동서양 미술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창적인 작품세계로서 회화의 평면성과 조각의 입체성을 공존하는 입체 회화(Relief Painting) 또는 조형 회화(Formative Painting)를 완성한다. <kenosis-포월자 2025> 작품에서 보면 비움과 성찰의 시간 속에서 초월자()처럼 존재 자체(포월자)와 삶의 본질을 담아낸 독특한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완성한다. <kenosis- 달밤 2025>의 작품은 달빛이 만든 그림자처럼 관조하듯 고유한 색(태극의 상징- , 파랑, 빨강, 검정)과 분위기 속에서 따뜻함과 생명감이 묻어나는 달 속의 인물(한국인의 모습)과 고즈넉한 풍경을 그려놓는다. 반으로 썰어진 달과 달항아리는 마음을 비우듯 드러난 면과 숨겨진 이면의 경계에서 인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과거의 후회나 미래의 불안에서 벗어나 현재 순간을 온전히 느끼고 바라볼 때, 진정한 삶의 의미와 가치(존재의 본질)를 깨닫게 한다. 유화물감 칠한 뒤 붓으로 덜어내는 독특한 기법과 가볍고 탄성이 있는 우레탄폼을 사용하여 평면(회화적인 요소)과 입체(조각적인 요소)의 결합으로 구성된다. 음각으로 된 부드러운 달항아리(추상)와 양각으로 된 진솔한 삶(구상)의 구조 속에서 현실감이 극대화된다. 반으로 썰어진 달항아리는 존재하는 것과 존재하지 않는 것이 서로 기대어 생겨나고 의미가 있게 된다는 것을 말한다. 노자의 도덕경에서 있음과 없음이 서로 낳는다(有無相生). 빛과 공기와 함께 서로 보완하여 완전한 달항아리가 된다. ()은 억누르거나 과장하지 않는 마음, 집착하지 않는 마음,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함께하는 따뜻한 마음이고 공()의 마음은 모든 존재를 왜곡 없이 받아들이는 순수한 의식으로 공()과 정()의 미학이다.

                                              kenosis-달밤 180cm×180cm Mixed Media 2025

<kenosis- 달밤 2025> 시리즈 작품에서 보면 찌그러진 항아리(불완전 속의 완전함)의 형태 속에서 양각된 부분은 빛을 받아 살아나고 음각된 부분은 그림자를 드리운다. 빛과 어둠의 조화되는 곳에서 뭇 생명이 왕성하게 자란다. 아기를 등에 업고 일하는 어머니, 고목 저편으로 물건을 머리에 이고 가는 아낙네들, 담배를 피우는 사람 등 자연과 인간의 존재에 대한 철학적 사유로 가상의 공간적 환영 속에서 깊이와 높이가 대비되어 극적인 효과와 몰입감을 선사한다. 어머니의 자궁처럼 그의 달항아리는 생명을 품은 우주의 그릇으로 된다. “시간과 공간은 우주의 그릇이다.”라는 뉴턴의 말처럼

                                    그리움- 층이 빛으로 53cm×53cm Mixed Media 2020

<그리움-층이 빛으로 2020>의 작품에서 보면 빛은 존재를 드러내는 원리이고, 그림자(존재의 깊이)는 존재를 감추는 동시에 드러내는 여백이다. 시간은 존재의 흐름이고, 공간은 존재의 머무름이다. 그 사이에서 실체라는 삶의 참모습(삶의 서사)이 드러난다. 낮달처럼 존재의 잠재성과 밤달처럼 존재의 실현성을 상징한다. 태양의 빛으로 받고 반사하는 낮달과 밤달은 서로 다른 시간에 나타나지만, 결국은 하나로 비움과 채움의 미학을 드러낸다. 달은 동양철학에서는 공()의 상징이고 변화와 순환을 의미하고 존재의 본질을 말하고 서양철학에서는 영혼의 자유와 초월을 상징하고 진리의 그림자, 즉 너머의 실재를 암시하는 상징이다. 그는 우주 만물의 생성과 조화를 설명하는 음양오행설(陰陽五行說)과도 일맥상통한다.

케노시스-달밤/ 조금씩 자기 비움의 달/ 텅 빈 마음자리/ 시간의 호흡과 공간의 숨결을 풀어헤쳐/ 허공으로 날려 보낸다./ 어둠 속 저편/실오라기도 걸치지 않는 존재의 알몸/ 먼지구름 속의 별 부스러기/ 생명의 꽃/ 영혼의 향기가 피어난다./ 긴 기다림의 끝에서, 설렘의 시작되듯/ 기지개를 켜는 꿈의 씨앗으로부터.

                                          kenosis-달밤 90cm×107cm Mixed Media 2025

<kenosis- 달밤 2025>의 작품에서 보면 파인 곳(상처)에서 어두운 곳에 빛(연고)이 어루만져 치유되고 새로운 삶(새살)이 돋는다. 부드러운 달빛의 색감, 유기적인 형태, 감정의 선()이 살아 있는 인물들의 모습 등 한국적인 정서와 미감이 흐르는 작품은 한국의 미(불완전한 형태 속의 완전함)를 담아낸 것이 진정한 매력으로 드러낸다. 회화의 평면성과 조각의 입체성을 공존하는 입체 회화(Relief Painting) 또는 조형 회화(Formative Painting)를 완성한다. 사물의 겉모습을 넘어 존재가 내포한 밝은 빛(성령 또는 신성한 사랑)과 기운(생동감)이 서려 있는 삶의 모습과 달항아리의 열린 공간(열린 마음) 속에서 보는 이로 하여금 지금-여기(Now-Here)에서 현실을 직시할 때(현존), 깨닫게 되는 참모습(실존)으로 깨닫게 한다. 우주의 변화 원리가 담긴주역(周易)에서 한 번은 음하고 한번은 양한 것을 도라 한다.(一陰一陽之謂道) 여기서 도()는 빛(성령)이고 신()이며 존재 그자체(현존)이다.

 

결론적으로 박성남 작가의 작품은 달과 달항아리 그리고 함께 현대인의 생활상을 소재로 천지인(天地人)처럼 자연과 인간의 조화롭게 공존하는 철학을 주제로 하여 삶의 가치와 의미를 부여한다. 동서양 미술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창적인 작품세계로서 회화의 평면성과 조각의 입체성을 공존하는 입체 회화(Relief Painting) 또는 조형 회화(Formative Painting)를 완성한다. 이는 한국의 조형 언어(투박한 선과 비정형의 형태)와 미감(절제된 단아한 색과 은은한 색)으로 표현된 한국의 회화로서 감정과 사건, 긴장감이 있는 극적인 회화(dramatic painting)라고 할 수 있다.

                                                                   박성남 작가

박성남 작가

* 개인전  

사랑의 교회(서초 SEOUL)외 25회

*국제전 및 기획전

국제친선교류전(마루, art centar seoul)서예박물관 <우리시대 작가 44선

<박수근 삼대가 부르는 회상의 노래(디큐브시티갤러리, 서울)
 
KIAF 국제아트페어 <박생광 * 박성남>(주영갤러리, 코엑스,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