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기온 4.2℃ 상승 시, 멸종위기 어류 19종 사라진다
기후위기가 가속화되면 우리 강과 하천에서 살아가는 멸종위기 어류가 대거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환경부 산하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관장 용석원)은 2080년까지 국내 평균기온이 약 4.2℃ 상승하는 고탄소 배출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멸종위기 야생생물 어류 28종 가운데 19종이 생존을 위협받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분석 대상 어류는 멸종위기Ⅰ급 11종, Ⅱ급 17종으로 구성됐다. 이번 연구에는 분포 자료 부족으로 버들가지(Ⅱ급)는 제외됐다. 그 결과, 부안종개, 한강납줄개, 가는돌고기, 가시고기, 감돌고기, 꺽저기, 꾸구리, 돌상어, 둑중개, 묵납자루, 미호종개, 새미, 어름치, 연준모치, 열목어, 큰줄납자루, 퉁사리, 한둑중개, 흰수마자 등 19종이 2080년에는 서식지를 잃고 사라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부안종개, 한강납줄개, 감돌고기, 흰수마자 등 13종은 우리나라에서만 서식하는 고유종이다.
연구진은 국립환경과학원, 국립공원공단, 국립생태원 등에서 수집된 생물분포 조사자료와 기상청·국토정보플랫폼에서 제공하는 ‘국가 기후변화 표준 시나리오’를 활용했다. 특히 이번 분석에 적용된 ‘고탄소 배출 시나리오(SSP5)’는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가 2021년 제시한 예측 모델로, 화석연료 사용 증가와 무분별한 개발이 이어질 경우 2080년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현재의 3배 이상에 달하는 약 129.5기가톤(GtCO2)에 이르는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따라 국내 평균기온은 약 4.2℃ 상승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2050년에는 가시고기, 부안종개, 한강납줄개가 먼저 사라지고, 2080년에는 흰수마자, 열목어, 어름치 등으로 멸종 위기가 확산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저탄소 배출 시나리오(SSP1)’가 적용될 경우 2080년에도 분석 대상 어류의 93%에 해당하는 26종이 살아남는 것으로 전망됐다.
류시현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다양성보전연구실장은 “이번 연구는 국가 공공데이터를 종합적으로 활용해 기후변화가 생물종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사례”라며,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국제적 협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