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근무, 급성심근경색 위험을 1.63배 높여

2025-09-19     정의식 기자

일일 근무시간이 11시간을 넘길 경우 심장 건강이 치명적 위협에 노출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장시간 근무가 급성심근경색 위험을 1.63배 높이고, 이는 곧 급성심장정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

질병관리청은 근무 형태와 시간, 특히 야간·저녁 근무와 연속된 장시간 근로가 급성심장정지 발생 위험과 깊이 연관돼 있다고 밝혔다. 실제 해외 연구에서는 하루 11시간 이상 일하는 노동자가 일반적인 근무 시간대(7~9시간)에 일하는 노동자보다 급성심근경색에 걸릴 위험이 63%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급성심근경색은 혈관이 막혀 심장 근육이 괴사하는 질환으로, 급성심장정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갑작스레 심장이 멈추고 혈액순환이 중단되는 급성심장정지는 즉각적인 대처가 없을 경우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는 치명적 응급상황이다.

 

 

질병청이 발표한 ‘2023 급성심장정지조사 통계’에 따르면 국내 급성심장정지 발생 건수는 2013년 2만9356건에서 2023년 3만3586건으로 증가했으며, 매년 3만 건 이상 발생하고 있다. 심부전, 부정맥, 뇌졸중, 당뇨병, 고혈압 같은 질환 역시 주요 위험 요인으로 확인됐다.

질병청은 연세대학교 원주세브란스병원 차경철 교수 연구팀과 함께 근무 형태와 생활습관이 심장정지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 조사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제작한 카드뉴스에서는 ▲장시간 근무와 야간 근무의 위험성 ▲급성심장정지 주요 위험 질환 ▲예방을 위한 생활·직장 내 실천 수칙 등을 안내했다.

심장정지를 예방하기 위한 일상 수칙으로는 금연, 주 1회 이상 중등도·고강도 운동, 하루 6~8시간의 충분한 수면, 과일·채소 섭취, 붉은 육류 섭취 줄이기 등이 제시됐다. 직장에서는 과도한 연속 근무를 자제하고, 야간·저녁 근무를 최소화하며 충분한 휴식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급성심장정지의 주요 위험 질환(왼쪽) 및 근무 시간과 급성심근경색 발생의 연관성(출처: Hayashi R, Iso H, Yamagishi K, Yatsuya H, Saito I, Kokubo Y, Eshak ES, Sawada N, Tsugane S; . Circ J. 2019.)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급성심장정지는 예고 없이 찾아올 수 있지만, 생활습관과 근무 환경 개선을 통해 예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며 “안전한 근무 환경 조성은 개인의 건강을 지키는 문제이자 사회 전체의 책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