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진드기 공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2025-08-27     정의식 기자

질병관리청은 오는 12월 중순까지 전국 19개 지점에서 쯔쯔가무시증 매개체인 털진드기 발생 밀도 감시에 돌입했다고 27일 밝혔다. 털진드기는 9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출현해 10~11월에 절정에 이르며, 이 시기 환자가 집중 발생한다.

이번 감시는 호남권질병대응센터와 강원·전북특별자치도·전남 보건환경연구원, 그리고 8개 기후변화 매개체 감시 거점센터와 협력해 진행된다. 논과 밭, 초지, 수로 등 사람과 접촉 가능성이 높은 환경에서 특허 등록된 채집기를 설치해 매주 발생 현황을 분석하며, 결과는 질병관리청 감염병포털을 통해 공개된다.

쯔쯔가무시증은 털진드기 유충에 물려 감염되는 급성 발열 질환으로, 두통·발열·오한·발진·림프절 종대 등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물린 자리에 형성되는 검은 딱지(가피)가 특징적이다. 매년 6천명 내외 환자가 보고되며, 대부분 가을철 농작업이나 야외활동과 관련돼 발생한다.

 

털진드기 유충 전자현미경 사진

 

국내에는 활순털진드기, 대잎털진드기, 수염털진드기 등 8종이 서식한다.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남부지역은 활순털진드기, 중부·북부는 대잎털진드기가 우점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유충은 동물과 사람의 체액을 빨아야 성장하기 때문에 가을철 환자 발생이 집중된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추수철과 단풍철에 털진드기 유충의 활동이 활발해 접촉 위험이 높아진다”며, “농작업·야외활동 시 긴팔·긴바지, 장갑을 착용하고 귀가 후 샤워와 세탁을 반드시 실천해달라”고 강조했다. 또한 “쯔쯔가무시증은 조기 치료가 가능하므로 발열·발진 등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 없이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국내 쯔쯔가무시증 주요 매개체인 활순털진드기의 분포지역

 

진드기 예방법으로는 풀밭에 오래 머무르지 않기, 30분 이상 눕지 않기, 긴 옷·장갑·모자 착용, 기피제 사용, 귀가 후 즉시 샤워와 세탁, 상처나 검은 딱지 확인 등이 제시됐다. 털진드기 유충은 0.3mm 이하로 눈에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예방수칙 준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