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말라리아 경보 발령…올해 첫 양성 모기 확인
국내에서 올해 처음으로 말라리아 원충에 감염된 매개모기(얼룩날개모기류)가 확인되면서 전국에 말라리아 경보가 내려졌다. 모기 물림을 통한 환자 발생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진 만큼, 질병관리청은 위험지역 방제를 강화하고 국민들에게 철저한 예방 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질병관리청(청장 임승관)은 7월 27일부터 8월 2일 사이 강원 양구군에서 채집한 모기에서 삼일열원충이 검출됨에 따라 8월 19일자로 전국 경보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이는 매개모기에 물릴 경우 말라리아에 감염될 확률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5년간 매개모기 내 원충이 처음 확인된 시기는 △2021년 파주시(8월 초), △2022년 철원군(9월 초), △2023년 파주시(7월 중순), △2024년 파주시(7월 말)였으며, 올해는 양구군에서 같은 시기 확인됐다.
올해 6월 전국 주의보가 발령된 이후, 8월 13일까지 인천 강화군, 경기 파주‧연천‧고양‧양주‧김포, 강원 양구‧화천 등 8개 지역에 국지적 경보가 내려진 상태였다. 그러나 이번 양성 모기 확인으로 경보는 전국 단위로 확대됐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5년 현재까지 국내 말라리아 환자는 총 37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43명) 대비 18.8% 줄었다. 그러나 29주차 집중호우 이후 매개모기 밀도가 급격히 증가하며 위험성이 커진 상황이다. 31주차 모기 밀도는 평년 대비 46.9%, 전년 동기 대비 24.1% 증가했다.
특히 군집사례도 보고됐다. 군집사례란 환자 증상 발현 간격이 14일 이내이고, 거주지가 1km 이내에서 2명 이상 발생하는 경우를 말한다. 올해는 인천 강화군과 경기 북부 일대를 중심으로 총 16건이 발생했다.
주요 감염 경로는 모기가 활발히 활동하는 저녁 야외활동(흡연·산책·캠핑·낚시 등)과, 물웅덩이나 호수공원 인근에서의 생활로 확인됐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말라리아 매개모기에서 원충이 확인된 만큼, 감염 위험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위험지역 주민과 방문자는 야간 활동을 줄이고 긴 옷 착용·모기 기피제 사용·모기장 활용 등 예방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발열·오한 등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 신속히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