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연습, 8월 18일부터 21일까지 나흘간 전국에서 실시
전국이 전시 상황으로 전환된다. 사이렌이 울리고, 공습을 가정한 대피훈련이 펼쳐지며, 드론과 사이버 공격까지 모의하는 을지연습이 8월 18일부터 21일까지 나흘간 전국에서 실시된다. 단순한 행정 훈련이 아닌 국가총력전 모의훈련으로, 행정기관·공공기관·민간기업·전 국민이 동원되는 대규모 비상대비 훈련이다.
이번 을지연습은 한·미 연합 군사연습과 연계해 ‘을지 자유의 방패(을지프리덤실드)’라는 명칭으로 진행되며, 읍·면·동 이상 행정기관과 주요 공공기관, 중점관리대상업체 등 약 4천 개 기관과 58만 명이 참여한다. 정부는 이미 지난 8월 5일 국무총리 주재 준비보고회의를 통해 훈련 상황을 점검했으며, 이번 연습이 단순 매뉴얼 점검이 아닌 ‘실전적 국가 위기 대응’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올해 훈련은 최근 전쟁 양상에서 부각된 드론 공격, GPS 교란, 사이버 테러, 첨단 무기 사용 등 새로운 안보 위협을 반영해 설계됐다. 이에 따라 국가중요시설과 공공시설을 겨냥한 복합상황 대응 훈련이 포함되며, 정부·공공기관 합동으로 통합 대응 능력을 숙달한다. 또한 중앙부처와 시·도 단위에서는 기관장이 직접 지휘하는 ‘1기관-1훈련’을 통해 전력설비·교통망·통신망이 피해를 입은 상황을 가정하고 복구 및 대응 절차를 점검한다.
행정체제를 전시체제로 전환하는 절차도 포함된다. 평시 행정체제를 군사·비상 체제로 신속하게 전환하고, 필요한 전시 법령을 즉각 공포하는 법제도 훈련이 병행된다. 접경지역 주민 이동 훈련, 서해 5도에서 출도한 주민 수용·구호 훈련, 필수 에너지 공급망 유지 훈련도 주요 과제다. 이는 전시에 국민 생활 기반을 유지하기 위한 핵심 대응 능력을 점검하기 위한 것이다.
국민이 직접 체감할 훈련도 마련됐다. 8월 20일에는 전국적으로 민방위 대피훈련이 동시에 실시된다. 공습 대비 대피 절차, 소방차와 구급차가 신속히 이동할 수 있도록 차량이 길을 터주는 훈련이 전국 도로에서 진행되며, 이는 단순한 형식적 훈련을 넘어 실제 위기 상황에서 생명과 직결되는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위한 실전적 조치다.
한편, 최근 산불·호우 피해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일부 지역은 신속한 복구 지원을 위해 이번 훈련에서 제외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전 국민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유사시 국가 위기관리 역량을 총체적으로 점검하는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행정안전부는 올해 을지연습을 통해 국가 위기 대응 체계와 국민 생활안정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김정학 비상대비정책국장은 “이번 훈련은 변화하는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필수적 국가 역량 점검”이라며 “각 기관이 단순 참여가 아니라 실전 상황에 임한다는 각오로 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