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수목원, 야간 특별 개방 행사 ‘여름밤! 광릉숲’ 개최
한여름의 끝자락, 광릉숲이 고요한 밤의 장막을 걷어 올린다. 국립수목원이 8월 29일부터 31일까지 3일간 야간 특별 개방 행사 ‘여름밤! 광릉숲’을 개최한다. 매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평소 출입이 제한되던 시간에 숲의 숨결을 직접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참가자들은 해가 지고 난 뒤 깜깜한 숲 속에서 별빛과 곤충, 그리고 여름밤의 다양한 생명 소리를 마주한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산책이 아니라, 광릉숲이 품은 야간 생태의 정수를 체험하는 자리로 기획됐다. ‘별빛 아래 숲의 시간을 걷다’ 프로그램에서는 전시원 야간 산책을 통해 달빛과 별빛이 비추는 식물들을 관찰할 수 있다. ‘밤이 살아나는 시간’ 코너에서는 사슴벌레, 장수풍뎅이, 반딧불이 등 여름밤에 활동하는 곤충을 직접 찾아보고, 전문 해설사의 설명과 함께 별자리 관측이 이어진다. 또 ‘여름밤 당신을 기다린 숲’이라는 주제의 사운드 체험에서는 개구리 울음, 매미 소리, 부엉이와 야간 조류의 울음까지, 평소 쉽게 들을 수 없는 숲의 오케스트라를 담아낸다.
이 외에도 열대식물자원연구센터 연못 주변에는 야간 포토존이 마련돼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추억을 남길 수 있다. 모든 프로그램에는 해설과 안전 안내가 제공되며, 참가비는 무료다. 단, 참여를 위해서는 8월 12일부터 14일까지 국립수목원 홈페이지를 통한 사전 신청이 필요하며, 추첨을 통해 하루 40명이 선정된다.
광릉숲은 세계적인 생물다양성의 보고로, 낮과 밤의 생태가 뚜렷하게 대비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여름밤은 대형 곤충과 양서류, 야행성 조류의 활동이 활발해 생태 관찰 가치가 높다. 국립수목원은 이번 프로그램이 단순한 체험을 넘어, 도시 생활 속에서 잊혀진 자연의 리듬을 되찾는 시간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국립수목원 전시교육연구과 배준규 과장은 “광릉숲의 밤은 단순히 어두운 풍경이 아니라, 빛과 소리, 생명력이 살아 숨쉬는 또 다른 세계”라며, “앞으로도 국민이 자연과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