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추천, 7월 떠나는 전국의 수목원과 정원 10곳
한여름, 찌는 듯한 더위 속에서 시원한 바람보다 더 반가운 건 눈과 마음을 식혀주는 ‘꽃물결’이다. 초록의 숲 사이로 피어난 수국, 연꽃, 무궁화가 한창 절정인 7월. 산림청은 햇살 아래 만개한 꽃들을 가까이에서 즐기며 자연의 쉼을 누릴 수 있는 전국의 수목원과 정원 10곳을 추천했다.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식물자원의 보고이자 삶의 여백을 채우는 공간들이다.
경기도 성남에 있는 신구대학교식물원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수련 전시장이다. 연못 위를 가득 채운 온·열대 수련들이 연초록 잎 사이로 고개를 내밀며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식물원은 사립시설로, 입장료는 성인 기준 9,000원(청소년 6,000원, 어린이 5,000원)이다. 평일에는 한산하고, 오전이 연꽃 감상에 가장 좋다.
비 오는 날의 낭만을 원한다면 충북 청주의 미동산수목원을 추천한다. 공립 수목원인 이곳은 무료로 개방되며, ‘수국담채원’이라는 이름처럼 다양한 품종의 수국들이 숲길을 따라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특히 안개비가 내리는 날이면 수국 특유의 파스텔톤이 한층 더 은은하게 빛난다.
충남 태안의 천리포수목원은 바다와 숲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드문 공간이다. 수국과 노루오줌꽃이 언덕과 산책로를 물들이고, 파도소리와 꽃향기가 어우러진다. 입장료는 성인 9,000원이며, 예약제로 운영되니 방문 전 홈페이지 확인이 필요하다. 여름 정원 캠프나 해설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30년 넘게 무궁화만을 가꿔온 경북 포항의 기청산식물원도 여름 추천지다. 이곳은 220여 종의 무궁화가 테마별로 조성된 ‘무궁화원’이 압권이다. 민간 식물원이지만 교육적 가치가 높아 학생 단체관람도 잦다. 입장료는 성인 7,000원, 유아는 무료다.
경북 봉화의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서는 7월 내내 ‘제비고깔’ 축제가 한창이다. 7만여 본의 제비고깔 꽃이 여름 숲을 파랗게 수놓는다. 산책길을 따라 피어난 이 꽃은 산간 고산지대에서 주로 자라며, 보기 힘든 자생종이다. 이곳은 국립시설로 입장료는 성인 3,0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 1,000원이다.
정원 분야에서도 개성이 강한 공간들이 눈길을 끈다. 경기도 양평의 세미원은 ‘물과 꽃의 정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연꽃 천국이다. 7월 중순까지 37종 10만여 주의 연꽃이 절정을 이루고, 빅토리아 수련과 노랑어리연꽃은 특히 사진 애호가들에게 인기다. 입장료는 성인 5,000원, 청소년 3,000원.
청주 도심 속 정원인 공간정원은 현대적 조경과 여름 수국이 조화를 이루는 민간정원이다. 별도의 입장료는 없지만, 카페가 함께 운영되고 있어 더운 날 음료 한잔과 함께 하면 좋을 듯하다. 인스타 감성의 사진을 남기기에도 제격이다. 수국 개화 시기인 7월 중순까지 방문이 적기다.
전남 구례의 쌍산재는 300년 된 고택과 대나무숲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햇살을 피하며 대나무 그늘 속에서 바람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다. 전통한옥과 현대 정원이 조화된 곳으로 입장료는 성인 기준 5,000원이다.
이국적인 정원을 원한다면 담양의 죽화경이 제격이다. 유럽풍 수국 터널은 새하얀 수국이 터널처럼 펼쳐져 마치 여름에 눈이 내린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입장료는 성인 6,000원, 커플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경남 고성의 그레이스정원은 메타세쿼이아와 수국이 어우러진 대형 정원으로, 대지면적만 4만7,204㎡에 달한다. 곳곳에 쉼터와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어 가족단위 방문객이 많다. 입장료는 성인 8,000원이다.
산림청은 전국 73개 수목원과 180개 정원 정보를 산림청 누리집에서 제공하고 있다. 공립, 사립, 국립, 국가정원, 지방정원, 민간정원 구분이 가능해 여행 계획을 세울 때 참고하면 좋다.
최영태 산림청 산림보호국장은 “수목원은 식물자원 보존과 자연 체험을 위한 공간이며, 정원은 일상 속에서 자연을 경험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라며 “특히 수국이 절정을 이루는 7월은 정원과 수목원을 즐기기에 가장 좋은 시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