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빠르게 사라지는 생명들, 곤충의 경고...국립생물자원관 ‘곤충 기획전’ 개최

2025-07-04     정의식 기자

아파트 외벽을 가득 메운 동양하루살이, 여름 밤 전등 주위를 맴도는 벌레 떼. 도심 속 일상은 어느새 곤충과의 불편한 동거로 바뀌고 있다. 반면, 예전엔 흔히 보였던 반딧불이나 잠자리는 자취를 감췄다. 많아지거나, 사라지거나—이 양극단의 현상은 곤충이 우리에게 던지는 생태계의 경고일지도 모른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7월 4일부터 인천 서구 소재 ‘생생채움 기획전시실’에서 《곤충, 많아지거나, 사라지거나》 기획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급격한 도시화와 기후위기 속에서 급증하거나 사라져가는 곤충들의 현주소를 통해 우리가 놓치고 있던 생태계의 균형을 되돌아보는 자리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도심 대발생 곤충 19종에 대한 표본 전시다. 최근 뉴스에서 자주 언급된 동양하루살이, 붉은등우단털파리처럼 익숙하지만 그 실체를 자세히 알기 어려웠던 곤충들을 직접 디지털 현미경으로 확대 관찰할 수 있어 교육적 효과도 크다.

반대로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는 곤충들도 함께 소개된다. 꼬리명주나비, 외눈이지옥나비 같은 보기 힘든 희귀종과 함께, 장수하늘소, 비단벌레, 소똥구리는 대형 모형으로 제작되어 아이들과 관람객들의 흥미를 끈다. 이들은 모두 생물다양성 붕괴를 상징하는 적색목록종 또는 멸종위기종에 속한다.

 

 

단순한 전시에 그치지 않고, 몰입형 미디어 공간도 마련돼 있다. 한때는 흔했던 반딧불이와 잠자리가 있는 풍경, 여름밤 풀벌레 소리를 담은 시청각 체험공간은 관람객에게 ‘곤충이 사라진 미래’에 대한 직감적 공포를 전한다.

무엇보다 이번 전시는 곤충을 해충이나 혐오대상이 아닌 생태계 유지의 핵심으로 다시 바라보게 하는 전환의 계기를 마련한다. 곤충은 수분(꽃가루 매개), 유기물 분해, 먹이망 유지 등 생태계 필수 기능을 담당한다. 하나 둘씩 사라지는 곤충은 단순한 종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 사회의 지속 가능성과 직결된 문제다.

입장료와 주차료는 무료이며, 관람 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다. 매주 월요일과 설날‧추석 당일 및 전일, 1월 1일은 휴관이다. 특히 방학을 맞이한 학생들과 함께 가족 단위 관람에 적합하며, 디지털 콘텐츠 중심 전시 구성으로 흥미와 교육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

국립생물자원관 유호 관장은 “곤충을 통해 우리 생태계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해하고, 공존의 방향을 고민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국민 모두가 생물다양성 보전에 함께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시 요약

전시명: 《곤충, 많아지거나, 사라지거나》

일시: 2024년 7월 4일부터

장소: 국립생물자원관 생생채움 기획전시실 (인천 서구)

운영시간: 오전 9:30 ~ 오후 5:30

휴관일: 매주 월요일, 설날·추석 전날과 당일, 1월 1일

입장료·주차료: 무료

주요 전시: 대발생 곤충 19종 표본, 멸종위기종 모형 전시, 몰입형 미디어 체험존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