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절반 이상은 ‘비 오는 날’, 제동거리 두 배! 감속운전이 생존법

2025-06-27     이혜숙 기자

여름 장마가 시작되는 7월,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선 ‘위험’이 도로 위에 도사리고 있다. 최근 5년간 통계를 보면 7월은 한 달 중 절반 이상인 평균 15.8일이 강수일로 기록됐고, 이 시기 빗길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3,029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 수치는 단순히 일시적인 패턴이 아니라, 해마다 반복되는 구조적인 위험을 보여준다.

더 큰 문제는 시간대다. 오전 10시부터 사고가 서서히 늘어나기 시작해, 오후 9시 전후에 하루 중 사고가 가장 많이 터졌다. 특히 퇴근 시간대와 겹치는 이 시기에는 운전자 대부분이 피로해져 있고, 시야 확보도 어렵기 때문에 집중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사고의 절반 이상은 전방 주시 태만 같은 기본적인 안전운전 의무를 지키지 않아 발생했다. 이어 신호위반, 안전거리 미확보 등의 위반이 뒤를 잇는다. 명백한 법규 위반 외에도, 운전자의 부주의와 방심이 이처럼 큰 사고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습관적인 무시’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비 오는 날 특히 위험한 건 야간 운전이다. 평소보다 도로 경계가 잘 보이지 않고, 반사된 불빛이 시야를 왜곡한다. 여기에 포트홀, 물웅덩이, 도로 위 돌출물까지 겹치면 돌발 상황에 즉각 대응하기 어렵다. 실제로 한국도로교통공단은 폭우 시 가시거리가 100m 이내일 경우, 평소 속도의 절반까지 줄여야 한다고 권고한다.

빗길에서는 수막현상으로 인해 차량이 쉽게 미끄러지고, 제동거리도 길어진다. 따라서 규정 속도 이하로 운행하는 것이 상식이 되어야 한다. 교차로에서는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비 오는 날 우회전을 할 때 전방 차량의 신호가 적색이라면 반드시 일시정지 후 보행자의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지나친 속도와 무의식적인 관성이 사고를 부른다.

또한 빗물, 김서린 유리창 등은 운전자의 시야를 가리며, 휴대전화 사용 같은 주의 분산 행위는 빗길 사고의 주요 원인이 된다. 갑작스러운 제동을 피하고, 전조등을 켜 시인성을 높이며, 타이어 상태와 와이퍼 작동 여부를 미리 점검해두는 것도 중요하다.

행정안전부는 7월을 앞두고 운전자들에게 “교통법규 준수와 감속운전이 빗길 사고 예방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지만석 예방안전제도과장은 “빗길에는 언제든 돌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모든 운전자가 양보하고 조심하는 태도가 사고를 막는 가장 효과적인 안전운전 방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