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지대 멸종위기종 두루미의 모험담…4D 애니로 떠나는 생태 대모험
비무장지대에 사는 두루미가 긴 여정을 떠난다. 국립생태원이 멸종위기종의 생태와 비무장지대(DMZ)의 생물다양성을 주제로 한 4D 애니메이션 ‘디엠제트(DMZ) 두리의 낙원’을 완성하고 7월 1일부터 정식 상영에 들어간다. 이번 작품은 관람객이 단순히 스크린을 보는 것을 넘어, 진동과 바람 같은 체험 효과를 통해 생생하게 DMZ의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제작됐다. 하루 3회, 충남 서천에 위치한 국립생태원 에코리움 영상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정식 상영에 앞서 6월 26일에는 환경부 소셜기자단과 지역 어린이집 어린이 및 교사 20여 명이 초청된 시사회가 열다. ‘두리의 낙원’은 러시아 아무르강 유역에서 겨울을 나기 위해 한국 비무장지대로 날아오는 아기 두루미 ‘두리’의 여정을 따라간다. 향로봉, 철원평야, 한탄강 등 비무장지대 대표 생태 명소를 배경으로, 두루미 외에도 담비, 반달가슴곰 등 실제 멸종위기 야생생물들이 등장해 이야기를 이끈다.
특히 이 애니메이션은 단순한 상상력이 아닌, 국립생태원이 매년 수행하는 DMZ 생태계 조사 결과를 토대로 사실적인 자연환경과 동물 생태를 구현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영상 속에서 구현된 경관은 단순한 애니메이션이 아닌 실제 한국의 자연을 정밀하게 반영한다. 애니메이션 감상 후에는 영상관 외부에 설치된 팝업 전시 ‘두리와 함께 떠나는 DMZ 생태여행’에서 내용을 확장해 경험할 수 있다.
이 팝업전시는 세 구역으로 구성된다. 1구역에서는 한국전쟁으로 황폐화되었던 DMZ가 인간의 손이 닿지 않으면서 자연이 어떻게 회복되었는지를 보여준다. 2구역에서는 두루미, 반달가슴곰, 담비 등 4D 영상 속 주요 동물 캐릭터들이 DMZ의 지역별 생태 특성을 직접 설명하는 구조로 구성되며, 향로봉, 한탄강, 철원평야, 남강하천습지 등의 실제 지명을 활용해 관람의 몰입감을 높인다. 마지막 3구역은 관람객이 ‘DMZ의 자연을 지키기 위한 나의 다짐’을 적어 ‘생명의 나무’에 부착하는 체험형 공간으로 구성돼, 단순한 관람을 넘어 생태 보전 의식을 심어주는 기회를 제공한다.
비무장지대는 군사적 경계선이라는 특수성 덕분에 약 70년간 인간 활동이 제한되어 온 구역이다. 남북 군사분계선을 중심으로 폭 4km, 길이 248km에 이르는 이 지역은 사실상 거대한 생태 보호 구역으로 기능해왔다. 사향노루, 수달, 수리부엉이, 까막딱따구리 같은 멸종위기종이 서식하고 있으며, 동식물의 다양성과 군집 밀도 면에서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생태적 보고로 꼽힌다.
국립생태원 이창석 원장은 “이번 애니메이션은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비무장지대가 가진 생태적 의미와 생물다양성의 가치를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된 콘텐츠”라며, “DMZ의 자연이 앞으로도 변함없이 유지될 수 있도록 국민적 관심과 보호 노력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애니메이션은 생태 교육과 자연보전 의식을 확산하는 새로운 도구로 주목받고 있으며, 비무장지대를 생명의 공간으로 바라보는 인식 전환의 계기를 만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