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시장 빅체인지…친환경차, 내수 1위 등극
내연기관차의 아성이 무너졌다. 친환경차가 마침내 내수시장에서 내연차 판매를 넘어서는 역사적 분기점을 찍었다. 지난 5월 국내 자동차 판매량 중 친환경차가 차지한 비중은 무려 52%. 이는 친환경차가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본격적인 대세로 자리 잡았음을 의미한다.
17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5년 5월 자동차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자동차 내수 판매는 총 14만 2천 대로 전년 동월 대비 0.4% 소폭 증가했다. 이 가운데 친환경차 판매는 7만 4천 대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내연기관차 판매량을 넘어섰다.
눈에 띄는 건 전기차 판매의 성장세다. 캐스퍼EV, 무쏘EV, EV4 등 다양한 차급의 신모델 출시가 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혔고, 그 결과 국산 전기차 판매는 전년 대비 58.8% 급증했다. 여기에 정부의 보조금 정책과 충전 인프라 확대 등도 시장 성장에 힘을 보탰다.
수출 성적도 호조를 보였다. 지난달 자동차 수출은 62억 달러를 기록하며 4개월 연속 60억 달러를 넘겼다. 5월 기준으로는 역대 두 번째 규모다. 특히 친환경차 수출은 하이브리드 모델이 선전하며 10.2% 증가한 7만 5천 대를 기록, 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다만, 미국 시장에서는 고전했다. 대미 수출은 전년 대비 27.1% 감소했다. 이는 보호무역주의적 조치와 전년도 기저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이 영향으로 전체 자동차 생산량도 전년 동기 대비 3.7% 줄어든 35만 9천 대로 나타났다.
이번 친환경차의 내수 역전은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산업 구조 변화, 소비자 인식 전환, 글로벌 트렌드에 대한 국내 산업의 적응력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의 확장은 탄소중립 시대를 향한 산업계의 진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