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장 본격 개장..전국 주요 물놀이 장소 250개소 119시민수상구조대 배치
뜨거운 여름, 계곡과 바다로 몰리는 인파 속에서 또다시 익사 사고의 경고등이 켜졌다. 매년 반복되는 물놀이 사고, 그러나 예방책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바로 ‘구명조끼 착용’이다. 소방청은 이를 더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만들기 위해 전국 주요 물놀이 장소 250개소에 119시민수상구조대를 배치하고, 구명조끼 무료 대여소까지 운영에 나섰다. 이제는 물에 들어가기 전에 ‘안전장비부터 챙겼는지’가 생존을 좌우하는 기준이 됐다.
2024년 여름, 전국 시도 소방본부는 해수욕장, 계곡, 하천 등 주요 피서지에 5,546명의 인력을 투입해 물놀이 안전 활동을 시작했다. 배치 인력에는 소방공무원 1,272명, 의용소방대원 3,373명, 민간자원봉사자 901명이 포함돼 있으며, 구조와 응급처치, 순찰, 안전수칙 홍보까지 종합적인 대응이 이뤄진다. 전국 곳곳에서 하루 수만 명이 몰리는 피서지에서 이들은 단순한 감시자가 아닌 생명을 지키는 최전방이다.
특히 위험이 높은 계곡과 하천 주변에는 지방자치단체와 협업해 구명조끼 무료 대여소를 설치하고, 수심·유속 위험지역에서 사고 예방을 위한 교육도 병행된다. 지난해 가평 조종천에서는 물놀이 중 급류에 휩쓸린 보트를 신속히 구조해 4명의 생명을 구한 구조대원의 사례처럼, 이들의 대응은 수치로는 환산할 수 없는 귀중한 생명을 지켜내고 있다.
실제로 최근 5년간 119시민수상구조대는 총 5,923명을 구조하고, 4만 2천여 건의 현장 응급처치를 수행했으며, 33만 4천 건의 안전조치를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구조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이 수치는 매해 여름이 얼마나 위험한 계절인지, 그리고 구조대의 역할이 얼마나 절실한지를 보여준다.
익사 사고의 주요 원인은 단연 ‘구명조끼 미착용’과 ‘안전불감증’이다. 수영 실력에 대한 과신, 하천의 깊이와 유속에 대한 무지, 그리고 대피로 없는 장소에의 접근이 모두 사고로 이어진다. 소방청은 이처럼 기본적인 안전수칙조차 지켜지지 않는 현실에서, 일반인이 무리하게 구조에 나서는 것보다 즉각적인 119 신고와 구조장비함의 활용을 강조하고 있다.
무더위를 피하기 위한 물놀이는 잠깐의 휴식이지만, 한순간의 부주의는 되돌릴 수 없는 비극이 될 수 있다. 물놀이 전에 구명조끼를 챙기고, 안전요원이 배치된 장소만 이용하는 것. 여름을 무사히 보내는 가장 확실한 생존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