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다시 나타난 지카바이러스…동남아 방문객 감염 확인
여행의 자유가 바이러스의 통로가 됐다. 지난 5월 30일, 동남아시아 여행을 다녀온 40대 남성이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됐다. 국내에서는 2023년 이후 처음으로 발생한 사례다. 질병관리청은 인도네시아 발리를 다녀온 이 남성이 귀국 3일 만에 오한, 발진, 결막충혈, 근육통 등의 증상을 보여 검사를 받은 결과 지카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지카바이러스는 주로 ‘숲모기(Aedes aegypti)’에 의해 전파되는 감염병이다. 증상은 발열, 발진, 결막충혈, 관절통 등이 대표적이며 대부분 경미하지만, 임산부가 감염될 경우 태아에게 소두증 등 치명적 기형을 유발할 수 있다. 예방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감염 예방이 최선의 방어책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23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5만6천여 명, 2024년에는 4만4천여 명, 2025년 현재까지는 1만2천여 명 이상의 환자가 보고되었다. 특히 브라질에서만 10만 명 이상이 발생했으며, 아시아 지역에선 태국(1,106명), 인도(151명), 싱가포르(47명) 등지에서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우리 국민들이 자주 찾는 동남아 지역이 주요 감염 발생지인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국내에서는 2016년 이후 총 40건의 지카바이러스 감염이 보고되었으며, 이 중 39건은 해외 유입 사례다. 가장 많은 유입국은 필리핀과 태국으로 각각 10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질병관리청은 해외 여행 전 감염병 정보 확인과 모기 기피제, 긴 옷 준비 등 사전 예방 조치가 필수적이며, 여행 중에는 밝은색 옷을 착용하고 풀숲 등 모기 서식지를 피할 것을 권고했다. 귀국 후 2주 이내 발진, 발열, 결막염, 관절통 등이 나타날 경우 즉시 병원을 방문해 해외 방문 이력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감염 예방 차원에서 귀국 후 3개월 간 임신을 연기하고 성 접촉 시 콘돔을 사용하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지카바이러스는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만큼,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라며, “감염 의심 시 지체 없이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