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한 개비의 대가, 사망자 7만, 비용 13조… 담배가 앗아간 대한민국의 현실
대한민국에서 흡연이 가져오는 대가는 결코 가볍지 않다. 단순한 개인의 기호를 넘어 이제는 ‘국가적 재앙’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질병관리청이 ‘세계 금연의 날(5월 31일)’을 맞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동안 직접흡연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무려 72,689명에 달했다. 이는 하루 평균 약 199명이 담배로 인해 목숨을 잃는다는 의미다.
문제는 단순히 생명만이 아니다. 직·간접 사회경제적 손실도 13조 6,316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거대한 비용에는 병원비·교통비 같은 직접적인 지출뿐 아니라 조기사망에 따른 생산성 상실, 근로 공백 등 간접비용까지 포함된다. 코로나19로 인해 국가 예산이 빠듯해지는 와중에 흡연이 가져오는 사회적 부담은 그야말로 치명적이다.
이번 수치는 질병관리청이 2019년부터 매년 수행해온 <흡연 기인 사망 및 사회경제적 부담 산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도출됐다. 분석 대상은 일반담배(궐련)를 피우는 사람이며, 폐암, 고혈압, 만성폐쇄성폐질환 등 흡연과 관련된 41개 질환으로 인한 사망과 비용이 포함되었다.
사망자 수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2020년에는 61,360명이, 2021년엔 63,426명이 직접흡연으로 사망했다. 그리고 2022년, 72,689명이라는 역대 최고 수치를 기록하며 문제의 심각성을 다시금 드러냈다.
성별 사망위험지수를 보면, 현재 흡연자는 비흡연자 대비 남성은 1.7배, 여성은 1.8배 높은 사망위험을 보였다. 특히 여성의 사망기여분율이 낮지만 증가세가 뚜렷해 향후 주요 관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 흡연자라 해도 안심할 수는 없다. 이미 축적된 신체 손상으로 인해 사망위험은 여전히 남성 1.1배, 여성 1.3배로 나타났다. 금연이 빨라질수록 그만큼 리스크가 낮아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관된 분석이다.
연도별 사회경제적 손실 역시 급증 중이다. 2020년 12조 8,912억 원, 2021년 12조 9,754억 원, 그리고 2022년에는 13조 6,316억 원으로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단순한 의료비 지출이 아니라 국가 전체의 경제활동과 복지 체계를 흔드는 수준이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흡연은 각종 암과 만성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개인 건강뿐 아니라 국가의 건강한 미래를 위협하는 심각한 요인”이라며 “흡연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을 줄이기 위한 금연정책 강화와 지속적인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질병관리청은 이번 연구결과를 WHO의 담배규제기본협약(FCTC) 이행보고서에도 포함해, 국제사회에서도 우리나라의 담배규제정책이 신뢰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흡연은 이제 개인의 선택이 아닌, 공동체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로 자리잡고 있다. 금연이야말로 나와 가족, 사회 모두를 지키는 가장 강력한 백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