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산업 중심지에 아이 웃음소리 울린다…국가물산업클러스터 ‘공동직장어린이집’ 2027년 개원
대한민국 물산업의 심장이라 불리는 대구 국가물산업클러스터가 기업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일‧가정 양립을 실현하는 새로운 변화를 맞는다. 오는 2027년 3월, 클러스터 내에 공동직장어린이집이 문을 열 예정이다. 산업과 육아의 공존이라는 다소 낯선 조합이 현실로 다가오는 셈이다.
한국환경공단 국가물산업클러스터사업단은 근로복지공단이 주관한 ‘공동직장어린이집 설치비 지원사업’ 공모에 최종 선정됐다. 이에 따라 총 사업비 22억 9천만 원 중 20억 7천만 원은 근로복지공단이, 2억 2천만 원은 대구시가 각각 부담한다. 어린이집은 클러스터 내 유휴공간을 활용해 총면적 660㎡ 규모로 건립되며, 최대 49명의 어린이를 보육할 수 있도록 계획됐다.
이번 시설은 단순한 보육 공간을 넘어, 클러스터 입주기업 종사자와 유관기관 근로자들이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실질적 지원체계로 작동할 예정이다. 특히 클러스터가 위치한 대구 달성군 구지면은 어린이집 이용률이 전국 상위 10%에 달할 만큼 수요는 높은 반면, 직장어린이집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 같은 지역적 한계와 근로자들의 현실적인 요구를 반영해, 클러스터는 대구시 및 입주기업협의회(KWCC)와 함께 ‘공동직장어린이집 추진단’을 꾸리고 공모사업을 철저히 준비해왔다. 단순한 보육시설 설치를 넘어, 기업과 근로자의 생활환경 전반을 고려한 체계적인 접근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현재 클러스터에는 150개 이상의 물 관련 기업들이 입주해 있으며, 이들은 기술 개발과 해외 진출, 인재 육성 등 전방위적인 물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근로자들의 생활 여건 개선은 상대적으로 부차적인 영역으로 밀려왔던 게 사실이다.
이제원 사업단장은 “공동직장어린이집은 단순한 복지시설을 넘어서, 클러스터 입주기업 근로자들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높이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일과 가정이 조화를 이루는 근무환경 조성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산업을 키우는 건 기술이지만, 산업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건 사람이다. 그리고 그 사람을 지탱하는 건 결국 삶의 기반이다. 물산업클러스터의 이 작은 어린이집이 그 시작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