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25 - 인간의 정

2024-07-29     허주

 

 

주고 받음을 떠나서

사귐의 오램이나

짧음과 상관없이

사람으로 만나 함께

호흡하다 정이 들면서

더불어 고락도 나누고

반기고 보낸다.

 

기쁘면 기쁜 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아쉬우면 아쉬운 대로,

그렇게 소담하게 살다가

미련이 남더라도

때가 되면 보내는 것이 정이 아니던가.

 

대나무가

속을 비우는 까닭은

자라는 일 말고도

중요한게 더 있다고 했다

바로 제 몸을 단단하게

보호하기 위해서란다.

 

대나무는 속을

비웠기 때문에 ,

어떠한 강풍에도

흔들릴지언정 쉬이

부러지지 않는다고 했다.

 

며칠 비워 둔 방 안에도

금새 먼지가 쌓이는데

돌보지 않은 마음

구석인들 오죽하겠는가

 

누군가의 말처럼

산다는 것은 끊임없이

쌓이는 먼지를 닦아내는 것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