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고향
향수
2024-07-08 정경혜
내 마음의 고향
당신의 고향은 어디신가여
금빈 정경혜
누군가가 당신의 고향이 어디냐고
물으신다면
우리 할아버지 사랑을 품은 곳,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교길 초전마을 어귀로 마중나오신
지팡이와 검정고무신이 닳아진 그 곳,
그 곳이 나의 고향이라 말하리
어느덧, 내 나이 환갑을 마주하고
손주를 기다리는 어느 날
누군가가 나에게 고향이 어디냐고
물으신다면
불어오는 바람에 흰서리같은
백발이 나의 귓가로 전하는 말
이 할비의 사랑이 손주의 마음에
뿌리되는 그 곳, 그 곳이 나의 고향이라 말하리
언젠가 내가 묻힐 자리를 염두해야 할
세월이 오면
누군가의 가슴 언저리로 햇살이 되는 곳,
자욱한 안개 속에서도 기억되는 호흡
그 곳이 나의 고향이라고
나의 고향이 슬프지 않길 바란다고 말하리.
할아버지 사랑을 그리워하는 당신의 마음을 담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