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적인 러브스토리와 익산 서동공원

2024-06-19     이성일

 

마를 캐어 장에 팔아 어머니와 생활을 하던 서동(薯童-이름의 뜻도 마를 캐는 아이다)은 인물이 준수하며 지략이 뛰어나고 특히 노래에 능했던 사람이었나 보다. 서동은 신라 진평왕 셋째딸 선화공주를 사모한 나머지 서동요(薯童謠)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부르게 한다. 그 내용은 선화공주가 남몰래 결혼해서 밤마다 서동 방에 갔다 온다는 것이다. 이 노래가 왕실에까지 퍼지고 진노한 진평왕은 선화공주를 귀양보낸다. 그 때 서동이 길목에서 선화공주를 맞이해 백제로 돌아와 훗날 백제의 왕과 왕비가 되는 내용이다. 얼마나 낭만적인 이야기인가?

서동(훗날 무왕)과 왕비는 미륵삼존(미래의 부처님)을 친견하고 절을 건축하는데 그게 바로 미륵사다. 현재는 터()만 남아있고 미륵사지석탑이 남아있다. 무왕은 백제의 군력강화를 위해 성을 쌓았는데 익산토성(오금산성)이다.

 

금마저수지의 연잎

 

이 아름다운 러브스토리를 가지고 만든 공원이 서동공원이다.원래는 금마조각공원이라 했었는데 현재도 서동왕자와 선화공주, 그리고 서동요 조각 등 100여점의 조각들이 전시돼있다.

 

금마저수지1

 

금마저수지2

 

서동공원은 아름다운 금마저수지를 배경으로 한다. 저수지 둘레엔 서동정과 선화정, 무왕루, 분수대와 잔디공원이 있다. 잔디공원 끝자락에는 마한박물관이 있는데 이곳을 보면 삼한(마한, 진한, 변한)중 마한이 얼마나 강성하고 문화가 앞서가는 나라였는지를 볼 수 있다. 아이들을 위한 동물원과 체험숲도 갖추고 있어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의 소풍 장소로도 유명하다.

 

금마저수지 변 서동정

 

금마저수지의 선화정

 

무왕루처럼 보통 2층 이상의 정자에 루를 붙인다. 아마도 한자 루()가 겹치다는 뜻의 층을 나타내는 말이라서 그런 것 같다.(중국말로 1층은 이로우, 2층은 알로우,...) 그런데 경복궁의 경회루는 1층인데 루를 붙였다. 그건 아마도 연못 아래 부분을 1층으로 치거나 연못에 비친 경회루를 1층으로 여겨서 그런게 아닐까? 무왕루도 매우 웅장하고 아름답다. 무왕에 대한 익산 사람들의 자부심을 엿볼 수 있다. 무왕은 군사력만 키운 것이 아니고 외교에도 능하여 일본에 천문과 지리 등의 서적과 불교를 전달하기도 했고, 당나라로부터는 대방군왕백제왕(帶方群王百濟王)이라는 칭호를 받기도 했다.

 

웅장한 무왕루

 

무왕 조각상

 

서동공원은 금마저수지 주변을 산책하고 잔디광장을 걸으려면 적어도 두 시간은 잡아야 한다.

 

서부생선가1

 

서부생선가2

 

저녁은 택시기사님께 추천받은 서부생선가(모현동)에서 사람들을 만나기로 했다. 세명이 앉아 광어를 십만원 짜리 시켰는데 먼저 나오는 반찬 안주가 30가지도 넘는다. 모두 신선한 재료로 맛있다. 이렇게 많이 주셔도 괜찮냐고 물으니 잘생기셔서 심하게 서비스 하신다고 웃음을 주신다. 별 다섯 개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