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가맥축제와 가맥 문화

2024-05-30     이성일

 

전라도라 칭하는 것은 전주의 전과 나주의 나를 합한 말이다. 전주는 그만큼 호남의 중심이었다. 전주는 65만 명 정도가 살며 2개의 구(/덕진구와 완산구)로 돼있다. 양반의 도시인지라 전통적으로 제지 산업이 강세였고 전통문화가 번창했던 곳이다. 지금도 한옥마을을 제1의 관광지로 꼽는다.

전주하면 먹거리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 감히 대한민국의 음식 수도라고 말할 수 있다잘 알려진 전주 한정식이나 전주비빔밥, 콩나물국밥 외에도 피순대국, 오모가리탕 등이 유명하다. 그러나 전주 식당 어디를 가서 무엇을 먹든 실망하지는 않는다.

 

왱이콩나물국밥집 전경

 

왱이콩나물국밥

 

콩나물 국밥촌은 한옥마을 뒤쪽 동문거리 주변에 많이 모여 있다. 전주 콩나물이 맛있고 좋은 이유는 전주의 물() 덕분이다. 전주의 물은 맑고, 다양한 영양소가 풍부해 먹거리 재배에 안성맞춤이다. 특히 흙을 사용하지 않고 수경재배를 한다고 한다. 그 대표적인 작물이 전주 콩나물과 미나리이다. 나는 주로 왱이콩나물국밥집을 다닌다. 사장님께 왜 왱이냐고 물어봤더니 40년 전 이 집을 열 때 벌떼들이 왱왱 하고 모이는 것처럼 사람들이 모이라고 그렇게 작명했다고 한다. 이 집은 특히 석박지 맛이 예술이다. 피순대는 남부시장에 유명한 집 몇 개가 모여 있다. 그러나 전주 식당 어디를 가서 무엇을 먹든 실망하지는 않는다.

 

풍남문 전경

 

전주 남부시장은 풍남문 근처에 위치해있다. 그 유명한 전동 성당 건너편이다. 한옥마을을 보고 길 건너 풍남문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남부시장에 들어가서 민생고를 해결하면 13피의 즐거움이다. 오랜 역사의 남부시장은 전통의 멋스러움과 현대의 세련미가 조화롭게 공존한다. 거기에 2층 청년몰엔 젊은이들의 꿈과 아이디어가 담긴 볼거리와 쇼핑거리로 가득하다. 어느 지역을 여행하든 꼭 가봐야 하는 곳이 재래시장과 박물관이다.

 

남부시장 입구

 

유명한 피순대집이 모여 있는 남부시장

 

전주는 막걸리가 유명하다. 막걸리 골목도 여러 군데 있는데 전에는 삼천동이나 효자동 쪽 막걸리 골목에서 막걸리 한 주전자를 시키면 그 화려하고 맛있는 십여 가지 기본 안주를 무료로 주곤 했었다. 지금은 잘 모르겠다.

 

전주의 대표적인 가맥집 전주가맥

 

전주에 가면 가맥이라는 간판이 많이 보인다. 전주엔 특별히 가맥이라는 문화가 있다. 가게 맥주다. 살림살이나 벌이가 넉넉지 않았던 70년대부터 구멍가게나 슈퍼마켓의 평상에 앉아 황태나 오징어를 안주로 맥주 몇 병 먹으며 하루의 피곤함을 풀고 시름을 달래는 것이다.

가맥문화를 바탕으로 전주가맥축제가 만들어졌다. 전주 지역기업인 진로하이트가 메인 스폰서이고 민이 주도하며 관이 도와주는 전주의 대표 축제다. 전주의 대표적인 가맥집들이 자기 가게의 대표적인 안주를 판매한다. 작년엔 3일 동안 10만 명이 참여했다. 올 해 10회 전주가맥축제는 725일부터 3일 동안 공설운동장 축구장에서 행사를 진행한다.

 

2023년도 전주가맥축제 1

 

2023년 전주가맥축제 2

 

오늘은 소야 스님을 만나러 전주의 대표적인 가맥집 전운가맥에 들렀다. 윤숙희 사장님이 전라도 사투리를 징허게(강하게) 쓰며 따뜻하게 맞아 주신다. 소야 스님은 시인이시며 아동문학가이시고 전북독립군 대장이시다. 어딘가에서 들어봤을 <날씨야 네가 아무리 추워봐라 내가 옷 사 입나 술 사 먹지>를 쓰신 분이시다. 오늘은 이 곳 전운가맥에서 윤숙희사장님이 해주시는 맛있는 안주에 진정한 고수 소야 스님의 법문을 듣는 행복한 밤이다.

 

전운가맥에 걸린 소야스님의 시 외상값